2007년 08월 19일
폴 오스트의 '빵굽는 타자기'

'젊은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



나와 돈의 관계는 늘 삐걱 거렸고, 애매모호했고, 모순된 충동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의사나 정치인이 되는것은 하나의 진로 결정이지만, 작가가 되는것은 다르다.
그것은 선택하는것 이라기 보다는 선택되는것이다

그녀는 두팔로 내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이건 기적이야. 내꿈이 실현됐어.
하지만 내꿈은 깨끗이 빗나가고 말았다.
내가 키스를 되돌려 줄 기회도 갖기 전에 그녀는 내게서 몸을 빼고는, 그날 밤 애인한테 청혼을 받았다면서 자기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고 말했다. 나도 그녀를 위해 기뻐해 줄 수 밖에 없었다.
진지한 목소리를 가진 이 솔직하고 아름다운 캐나다 여인은 그 기쁜 소식을 알려줄 상대로 나를 선택 한 것이었다.
마음속에 잠깐 솟아났던 기대는 덧없이 사라졌지만, 나는 실망감을 감추고 그녀를 축하해 주었다.
그래도 그녀의 키스는 내 기분을 들쑤셨고, 내 뼈마디를 녹여 버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는 것뿐이었다.
자제력을 잃지 않으려면 나무토막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나무토막은 확실히 훌륭한 예의범절을 갖고 있지만, 기쁨을 함께 나눌 상대로는 별로 적당치 않다

나는 서른살이 될때까지 잡문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결국 그것 때문에 인생의 낙오자가 되었지만. 거기에는 어떤 낭만적인 생각이 있었던것 같다.
가령 나 자신을 아웃사이더 로 선언하고, 훌륭한 인생에 대한 일반 통념에 휩쓸리지 않고 혼자 힘으로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입증 하고 싶은 욕구 같은것 내 입장을 고수하고 물러서지 않으면, 아니 그렇게 해야만 내 인생은 훌륭해질 터였다.
예술은 신성한 것이고. 예술의 부름에 따르는 것은 예술이 요구하는 어떤 희생도 치르는 것. 목적의 순수성을 끝까지 지키는것을 뜻했다.

나는 활자의 힘을 존경 합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 모두가 글 잘쓰는 분들이고 작가 지망생들도 있으시고,
젊은 날 자신이 무엇 하고 싶으며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반문하고 부딪히고 모험했던 폴 오스터의 자전적인 이야기 입니다.
우리네 문화와 많이 다른, 천편 일률적인 삶이 아닌, 새로운 세계에 거침없이 도전하는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책이라 생각 합니다.
더위에 지쳐 음악을 듣고, 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이몸은, 그간 수시로 빼서 읽던 이 좋은 책의 구절들을 자판를 연습하는 마음으로 포스팅 했습니다.

계곡에 가서 몸을 담그고 싶습니다.
아니면 지리산 세석 산장에 올라가서 한 이틀 머물면서 산의 정기를 듬뿍 먹고 나 자신에게 많은 질문을 해 보고 싶습니다.
마음 먹으면 하는 사람이라 언제고 혼자 홀연히 떠날거라는 선언(?)을 해 두는 것입니다.



by Rosa | 2007/08/19 10:59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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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숲_suoop at 2007/08/19 11:41
가실 거예요? 어딘가로? (ㅅ_ㅅ) 저, 이 책을 힘들 때면 들춰보고 들춰보고 그래요, 폴 오스터는 하다못해 이 길 아니면 안되겠구나, 하는 확신으로 밀고나갔다지만 저에겐 그 확신마저 없어서 늘 빈궁하답니다 힛. 정말 선택하는 것이라기 보다 선택되는 것인 것 같아요. 늘 문학의 줄만 잡고 있으면 헬리콥터에 매달린 것처럼 딸려 올라가는 날이 오게 될거라는 믿음이, 틀리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뿐이죠 ^_^
Commented by Rosa at 2007/08/19 11:57
숲_suoop // 저는 누구에겐가 말한적이 있습니다..재능있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있다고,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숲_suoop 님에게 기대를 하고 있답니다. 은둔의 시간을 보내시는기분은 어떤것인지? 뭐 꼭히 대답이 필요해서 물음은 아니랍니다...
Commented by 연분홍 at 2007/08/19 17:32
이 책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 때문에라도 언제고 읽어야지 했던 책인데 쉬이 기회가 닿지 않았네요. 요즘엔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선별하는 작업이 어려운 듯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리뷰 잘 읽고 가요.
Commented by Rosa at 2007/08/19 20:53
연분홍//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읽는다면 더더욱 아름다이 다가올 책이겠군요..요즘은 출판물의 홍수속에 살다 보니 여기저기 권하는 책을 다 읽어낼 수가 없네요..여하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inner at 2007/08/22 23:18
아~~~ 너무 아름다운 책이예요...한번 보려고 맘먹고 있어요..거침없이 도전하는 정신!!! 배우고 싶네요...
Commented by Rosa at 2007/08/22 23:27
inner // 안 보시면 후회 하실 거예요~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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